돌궐/위그루의 [카간/가한]과 몽골 [카안]의 차이점 테무진 이야기

일전에 몽골 칭기스칸 당시의 [칸]과 [카안]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요.


몽골제국 [카안]과 [칸] 김호동 교수님 논문 소개

[카안/카간/카한(대칸)]인가? [칸]인가?


요약하면 칭기스칸은 생전에 [칸] 사후에도 [칸]이라 불리다가,

우구데이 즉위 후에 우구데이가 [카안]이라 불렸고 이후 몽골 울루스 군주의 명칭은 [칸]과 [카안]을 혼용하였고,

다른 울루스의 지배자들은 공식적으로 [칸]을 사용하지 못하고 내부에서나 사용하다가

마침내 1276년경 원나라 테무르가 [카안]을 공식화하면서부터 

다른 울루스(칸국)도 [칸]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카안[kaan]은 시대/지역/언어별로 [카안kaγan][카간kagan][카한kahan][가한可汗/Kè hán] 등으로도 기록되었습니다.

북방 유목 민족이 가한(可汗), 즉 카간[kagan]/카한[kahan]를 칭한 것은 

제가 얼핏 중국 사서만을 살펴본 바로는 

481년 선비족 모용씨의 후손이라 전해지는 토욕혼의 과려가 가한을 자칭했다는 기록입니다.

이후 돌궐(투르크)과 위그루, 거란도 카간을 자칭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토욕혼/돌궐/위그루/거란의 카간과 몽골의 카안이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지 간략하게 알아볼까 합니다.



1. 중국 사서의 가한(카간) 기록


위서(魏書) 토곡혼/토욕혼(吐谷渾) 열전中

太和五年 (중략) 伏連籌死,子夸呂立,始自號為可汗,居伏俟城,

태화 오년(481년) (중략) 복련주가 죽자 아들 과려가 즉위하였고 비로소 스스로 가한이라 불렀으며 복사성에 거주하였다.


북사 제(齊) 세조(世祖/무성제) 563년 12월 19일 기사中

河清二年 (중략) 冬十二月 (중략) 己酉,周將楊忠帥突厥阿史那木杆可汗等二十餘萬人,自恒州分為三道,殺掠吏人。

하청 2년(563년) (중략) 겨울 12월 (중략) 19일에 주 장수 양충이 돌궐 아사나목간 가한 등 20여만명을 거느리고 

항주로부터 3길로 진군하여 관리와 백성을 살해하고 약탈하였다.


수서 고조(高祖/문제) 581년 8월 9일 기사中

開皇元年 (중략) 八月壬午,廢東京官。突厥阿波可汗遣使貢方物。

개황 원년(581년) (중략) 8월 9일에 동경관을 폐하였다. 돌궐 아파 가한이 사신을 보내 방물을 조공하였다.


주서(周書) 무제(武帝) 아사나황후(阿史那皇后) 열전中

武帝阿史那皇后,突厥木扞可汗俟斤之女。

무제 아사나 황후는 돌궐 목한 가한 사근의 딸이다.


*아사나황후 : 551년~582년


구당서 당 고조(高祖) 13년 617년 5월 25일 기사中

甲戍,遣劉文靜使於突厥始畢可汗,令率兵相應。

5월 25일에 유문정을 돌궐 시필 가한에게 사신으로 보내, 군을 인솔하고 상응하도록 하였다.


신당서 당 태종(太宗) 본기 610년 기사中

太宗時年十六,(중략) 果馳告始畢可汗曰:「救兵大至矣!」遂引去

태종이 16세에 (중략) 과연 말을 달려 시필 가한에게 고하여 말하길 「구원병이 크게 이르렀구나!」하니 마침내 퇴각하였다.


요사 태조(太祖) 901년 기사中

唐天復元年,歲辛酉,痕德菫可汗立,以太祖為本部夷離菫

당 천복 원년(901년) 신유년에 흔덕근 가한이 즉위하여 태조를 본부 이리근으로 삼았다.


구오대사 후당 장종(莊宗) 924년 6월 22일 기사中

同光二年 (중략) 六月 (중략) 己丑,以迴鶻可汗仁美英義可汗

동광 2년(924년) (중략) 6월 (중략) 22일에 회골(위그루) 가한 인미를 영의 가한으로 삼았다.


신오대사 후당 장종(莊宗) 이존욱(李存勗) 924년 6월 22일 기사中

同光二年 (중략) 六月 (중략) 己丑,封回紇王仁美為英義可汗

동광 2년(924년) (중략) 6월 (중략) 22일에 회흘(위그루)왕 인미를 봉하여 영의 가한으로 삼았다.


송사 태조(太祖) 961년 12월 3일 기사中

建隆二年 (중략) 十二月壬申,回鶻可汗景瓊遣使來獻方物。

건륭 2년(961년) (중략) 12월 3일에 회골 가한 경경이 사신을 보내 방물을 바쳐왔다.


*961년 임신일은 오기임, 임진일(12월3일)이 맞음, 다음 기사가 을미일(12월6일), 신축일(12월12일)이 이어지는데

12월 6일 이전에 12월 3일이 임진일이며 임신일은 12월에 존재하지 않음.


→ 요약 : 481년 토욕혼 과려가 카간 자칭, 이후 돌궐/거란/위그루가 카간을 자칭함.



2. 몽골 울루스의 군주 카안(대칸)


흔히 원나라를 카안 울루스로 칭하고 이외에 4칸국이 공존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였는데요.

김호동 교수는 몽골 울루스는 초기 몽골 초원의 중앙은 [칸 울루스, 동쪽은 4제 울루스, 서쪽은 4자 울루스]로 구성되었고,

이후 [대칸의 울루스+다수의 울루스]로 변화하였다고 주장하더군요.

-몽골제국과 세계사의 탄생(2010 김호동)-


즉 기존의 학설이 [원나라(대칸 울루스)와 4칸국이 서로 독립적인 상태]를 주장하였다면

김호동 교수는 여러 가지 증거

1. 칸국에서 카안국에 세금을 바친다던가

2. 카안국에서 칸국으로 하사품을 보낸다던가

3. 카안국의 대칸을 몽골 울루스의 유일한 군주로 인정한다던가

4. 결정적으로 몽골 울루스 전역에 역참이 존재한다던가


이 역참이 칭기스칸 사후 50년이 지난 13세기 말까지, 즉 칸국들이 정립해 있던 시기에도

여전히 서방에서 동방까지 몽골 울루스 전역에서 제대로 동작하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여전히 몽골 울루스의 유일한 군주는 원나라의 카안 뿐이고, 칸국들도 이를 인정하였다고 하네요.

마르코폴로는 몽골 울루스 전역의 역참에 말 20만 마리가 항시 준비되어 있었다며

이는 이전 시대의 어느 황제도 같지 못한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하였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대략 몽골 제국 인구의 6%가 역참제도에 매달렸다고 합니다)


이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본래 정주민에 대한 조세권은 몽골 울루스 군주(카안)의 권한(유일)

2. 서방 울루스 군주들 공식적인 조세권 요구, 실제 카안에게 세금 보냈지만 점차 감소

3. 1259년 뭉케 사후 카안 쟁탈 내전 발생 → 쿠빌라이 즉위 후 정통성 관련해서 칸들에게 관할 조세권 위임

4. 칸국들 독립적이지만 카안 권위 인정, 칸 즉위후 카안(대칸)에게 사신 보내 추인받는 형식 취함



3. 기타 유목민족의 카간과 몽골 대칸 카안의 차이점


몽골제국과 세계사의 탄생(2010 김호동) 中

칭기스 칸의 뒤를 이어 몽골 울루스의 군주가 된 사람은 셋째 아들 우구데이였다.

테무진이 즉위하면서 "칭기스 칸"이라는 칭호를 받았던 것처럼, 우구데이는 "카안"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카안" 혹은 "카간"이라는 칭호는 과거에 초원 사회에서 최고의 군주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던 것이지만,

칭기스 칸이 활동하던 당시나 그 직전의 몽골리아에서는 사용되지 않던 칭호였다.

(중략)

우구데이가 "카안"이라는 칭호를 취한 것은

(중략)

몽골의 최고 군주는 기존의 다른 유목국가의 군주와는 다르다.

즉 여타의 "칸"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에 있는 군주라는 관념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추측된다.

(중략)

이처럼 "칸"과 "카안" 칭호의 변화는 몽골제국의 군주가 표방하는 정치적 이념의 변화와 맞물려 있었다.

즉 "카안"은 "황제"와 마찬가지로 지상에서 유일무이한 최고 군주이며

(중략)

12~14세기 몽골제국의 시대에 사용된 "카안"과 6~9세기 돌궐, 위그루 제국 시대에 사용되던 "카간"은 

비록 동일한 어원을 갖고 의미상으로도 유사한 것이지만 중대한 차이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과거에는 복수의 "카간"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었지만, 

이제 몽골의 시대에 복수의 "카안"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결론

1. 토욕혼/돌궐/위그루/거란 유목민족도 카간(가한) 사용함

2. 칭기스 칸 시대에는 [칸]만 사용함

3. 우구데이 이후 몽골 울루스의 유일한 군주로 [카안(대칸)] 사용함

4. 이전 유목민족과 몽골 울루스 카안/카간의 차이점은 

   칭기스칸 포함 이전 시대는 복수의 칸이 존재하였고

   이후에는 유일한 카안만이 존재하고 다수의 칸이 존재한다는 차이


-끝-


P.S) 중국 사서에 481년 이전에 가한을 사용한 기록(위서, 통전, 진서, 자치통감)을 발견하여 추후에 따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돌궐어(투르크어)로 기록된 비문에서도 카간의 존재가 많이 발견되었네요.

      이것도 기회 되면 간략하게 글을 써볼게요.

      도움을 주신 샤프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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