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유주가 아닌 곡물주를 처음 마셔본 테무진 테무진 이야기

칭기스칸 당시 몽고 사람들은 말 젖을 발효시켜 만든 술인 마유주를 마셨습니다.

각종 기록에 보면 당시 몽고 귀족들은 쿠릴타이를 열면 먼저 3일 동안 연회를 베푸는데요.

다른 민족의 사람들이 보면 까무러칠 정도로 많이 마유주를 마시고 음식을 먹는다고 합니다.

별다른 격식 없이 몽고 귀족들이 3일간 술먹고, 토하고 노래 부르고 고성 지르고 서로 싸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3일이 지나면 본격적인 의정을 논한다고 하는데요,

중동/서아시아/한족 사람들이 황궁에서 몽고 왕족들이 이러고 노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합니다.

테무진이 몽고를 통일할 때 연회 중인 케레이트의 옹칸을 격파했다는 기록도 있는데요.

몽고 사람들은 마유주를 한 번 마시면 끝장을 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테무진도 마유주를 상당히 즐겨 마신 것으로 기록되는데,

옹칸과 사이좋을 때 아침마다 옹칸이 소유한 푸른 술잔에 마유주를 누가 먼저 마시냐를 두고

장수들과 다툰 일화도 있을 정도였으니,

마유주는 몽고 귀족들이 정말 사랑하는 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하튼 마유주만을 먹어온 테무진은 마침내 1204년 곡물로 만든 황주를 먹게 됩니다.

당시 금나라로부터 장성 수호를 맹세한 웅구트 부족장 알라코시가 나이만의 연합 제안을 거부하고

이 사실을 테무진에게 알리면서 황주 6병을 바치게 되는데요.

그때 테무진이 보인 반응


<어? 곡물로 만든 술은 조금만 마셔도 술기운이 일어나고, 많이 마시면 정신을 못 차리네?>


만주어 원사 1204년 기사中

tere fonde. monggo gurun de nure akv ofi. taidzu temujin tere nure ilan hvntahan omifi hendume.

터러 폰더. 몽고 구룬 더 누러 아쿠 오피. 타이쭈 터무진 터러 누러 이란 훈타한 오미피 헌두머.

그 때에. 몽고 국 에 황주 없게 되어서. 태조 터무진 그 황주 3 잔 마시고 말하길.

ere be komsokon omiha de mujilen be dekdebumbi.

어러 버 콤소콘 오미하 더 무지런 버 덬더붐비.

이 를 아주조금 마심 에 마음 을 일으킨다.

ambula omiha de mujilen facuhvn ombi.

암부라 오미하 더 무지런 파추훈 옴비.

많이 마실 때에 마음 혼란하게 된다.


그때에 몽고국에 황주 없게 되어서 태조 테무진 그 황주 3잔을 마시고 말하길

<이를 아주 조금 마실 때에도 마음을 일으킨다. 많이 마실 때에는 마음 혼란하게 된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천하통일 못하고 죽을듯-


P.S) 엄밀히 따지면 만주어 nure[누러]는 황주라고 우리말로 누룩주 같습니다.

      만주어에 arki[아르키], 즉 소주와 nure[누러]는 구분되네요 ^^;;;


덧글

  • 천하귀남 2020/03/05 09:20 #

    지질환경에 따라 바로 마실 수 없는 물이 귀한지역도 많고 이런곳에서 물 대신 마시기 좋은 저알콜 음료가 발전하다보니 문화적인 차이가 이렇게도 나오는 군요. 좋은 기록 잘 봤습니다.
    그나저나 마유주를 증류한 소주가 한국 소주의 원조라 알려져 있는데 저런 기록이 있다면 이건 어디서 건너온 것인가 합니다.
  • 길공구 2020/03/05 17:23 #

    소주는 이후에 아랍의 증류수 제조 기술이 몽골을 통해 고려에 전해졌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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