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군을 구해준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 기타 역사 이야기

사극 징비록에서는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이 임해군을 매우 핍박한 것으로 나오는데,
실록에는 오히려 반란을 일으킨 함경도 토호 국경인(鞠景仁)이 임해군을 잡고 모욕을 주었는데
가등청정이 단기로 반란군이 접수한 성에 들어가 
국경인을 호통치고 임해군을 후하게 대접한 기사가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조선왕조실록 1592년 7월1일 기사中
함경남·북도가 적에게 함락되다
왜장 청정(淸正)이 북계(北界)로 침입하니 회령(會寧)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켜 
두 왕자(王子)와 여러 재신(宰臣)을 잡아 적을 맞아 항복하였다. 이로써 함경남·북도가 모두 적에게 함락되었다.
당초 청정이 재를 넘어 왕자 일행을 끝까지 추격하니 왕자가 경성(鏡城)으로 도망하였다. 
북병사 한극함(韓克諴)이 마천령(摩天嶺)에서 항거하여 싸웠으나 해정창(海汀倉)이 왜군에게 차단당하자 군사들이 패하여 
도망하였다. 
왕자가 진로를 바꾸어 회령부(會寧府)로 들어갔는데 적병이 가까이 추격했다는 말을 듣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진(鎭)의 토병(土兵)이 이미 모반(謀叛)하여 거짓으로 성을 지키겠다고 청하면서 
자진하여 문의 자물쇠를 가지고서 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이튿날 토관 진무(土官鎭撫) 국경인(鞠景仁)이 무리를 모아 반란을 일으키고는 스스로 대장이라 일컬으며 
갑기(甲騎) 5천으로 진(陣)을 결성하였다. 
그때 순변사 이영(李瑛)과 부사 문몽원(文夢轅)은 남문(南門)의 누상(樓上)에 있다가 깜짝 놀라 어쩔줄을 몰랐다. 
고령 첨사(高嶺僉使) 유경천(柳擎天)은 과감하고 용맹한 장사였는데 이영에게 귓속말로 말하기를 
‘경인이 반역하자 본부의 군사로 따른 자가 절반이지만 모두 그의 심복(心腹)이라고 할 수 없다. 
 공(公)은 여기서 일행의 군관(軍官)과 원역(員役)을 모아 경계를 엄중히 하면서 기다리라. 
 나는 가서 경인을 달래어 군사를 해산시키도록 하겠다. 
 만약 즉시 들어주지 않으면 곧바로 머리를 베고 여러 사람에게 깨우쳐 해산하게 할테니 
 공은 여기서 그들을 불러 모아 항복을 받도록 하라. 그러면 저절로 안정이 될 것이다.’ 
하였으나, 이영은 용렬하고 나약하여 머리를 저으며 말하기를 
‘신중히 하고 이런 말은 하지 말도록 하라.’ 하였다.
경인이 은밀히 그 계책을 듣고 사람을 시켜 건장한 군관들을 잡아 모두 목을 베게 하였다. 
유경천은 자기의 말이 시행되지 않음을 보고 즉시 휘하의 몇 사람과 함께 서문(西門)을 열고 나갔는데 
적이 감히 추격하지 못하였다. 
경인이 마침내 객사(客舍)를 포위하고 두 왕자 및 부인(夫人), 
여시(女侍) 노비 등과 재신(宰臣) 김귀영(金貴榮)·황정욱(黃廷彧)·황혁(黃赫)과 그들의 가속을 잡아 모두 결박하고 
마치 기물(器物)을 쌓아놓듯 한 칸 방에 가두었다. 
김귀영의 후처(後妻)인 이씨(李氏)는 나이가 젊었는데 적이 그를 겁탈하려고 하자 곧바로 관중(館中)의 병주(屛柱)에 나아가 
목을 매어 죽었다. 
이영이 갑옷을 벗고 적중에 나아가 왕자를 놓아주도록 애걸하였으나 적이 그를 결박하였다.

경인이 문서로 청정에게 치보(馳報)하니, 청정이 회령부에 이르러 성 밖에 진을 치고 
단여(單輿)로 성에 들어와 왕자와 여러 신하들을 본 뒤 경인 등을 책망하기를 
‘이 사람들은 바로 너희 국왕의 친자(親子)와 조정의 재신(宰臣)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곤욕을 가하는가?’ 
하고는, 결박을 풀게 하고 군중(軍中)에 두도록 하여 후하게 대접하였다. 
그리고는 마침내 군사를 인솔하여 두만강(豆滿江)을 건너 깊숙이 노토 부락(老土部落)까지 들어가 성(城)을 공격하니 
호인(胡人)이 사방에서 일어나 요격하여 사졸(士卒)들의 사상자가 많았다. 
이에 진로를 바꾸어 종성(鍾城)의 문암(門岩)을 경유하여 강을 건너 온성(穩城)·경원(慶源)·경흥(慶興)에 차례로 들어갔다가 
해변의 협로(峽路)를 따라 경성(鏡城)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러 진(鎭)과 보(堡)의 토병(土兵)과 호수(豪首)가 모두 관리를 붙잡고 배반하며 항복하였으므로 
왜인들은 칼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점령하게 되었다. 


예의 바른 가토?ㅎㅎ
그나저나 단기로 계략일지도 모르는 조선의 성에 들어간 가등청정의 담력은 알아줄만하네요.

덧글

  • 2015/07/04 19:5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7/07 07:0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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